저는 처음 이상을 발견한 것은 배변을 마친 뒤였습니다. 휴지에 선홍색 피가 조금 묻어 있었고 변이 단단한 날에는 항문이 찢어지는 것처럼 따갑기도 했습니다. 며칠 지나면 괜찮아졌기 때문에 당시에는 병원에 가야 할 정도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증상은 좋아졌다가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했습니다. 오래 앉아 있으면 항문 주변이 묵직했고 배변 후에는 평소와 다른 불편함도 느껴졌습니다. 나중에는 분비물까지 나오기 시작했지만 민망하다는 이유로 진료를 미뤘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병원을 늦게 방문한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항문질환은 쉽게 이야기하기 어려운 부위에 생기지만 부끄러워한다고 원인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정확한 상태를 알지 못해 혼자 걱정했던 시간이 더 힘들었습니다.
치질의 종류와 증상
치질은 하나의 질환만을 의미하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항문에 생기는 여러 질환을 폭넓게 부르는 표현이며 대표적으로 치핵, 치열, 치루가 포함됩니다. [1]
치핵은 항문 주변의 혈관과 조직이 늘어나 덩어리를 형성한 상태입니다. 가장 흔한 증상은 출혈과 탈항이며 항문 주변의 가려움, 불편감, 통증, 만져지는 덩어리가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배변 후 휴지나 변기에 선홍색 피가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1]
치열은 단단한 변이나 반복적인 자극으로 항문 입구가 찢어진 상태입니다. 배변할 때 날카롭고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르는 항문 안쪽과 바깥쪽 피부 사이에 염증성 통로가 생긴 질환입니다. 피부 쪽 구멍으로 고름 같은 분비물이 반복해서 나올 수 있으며 항문 주변의 자극과 통증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구멍이 막히면 통증과 부종, 열감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2]
저는 처음에 치핵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진료를 받아보니 치핵과 치루가 함께 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증상이 비슷해 보여도 질환의 종류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병원에서 받은 검사와 진단
병원을 방문하기 전에는 검사 과정이 민망하고 많이 아플 것 같아 걱정했습니다. 실제 진료에서는 증상이 시작된 시기와 출혈 여부, 배변 습관, 분비물 발생 여부 등을 먼저 확인했습니다.
이후 항문 주변을 살펴보고 필요한 검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치핵은 직장수지검사와 항문경 등을 통해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며 출혈의 다른 원인을 살펴보기 위해 직장경이나 대장내시경 검사가 시행되기도 합니다. [1] 바깥쪽 구멍과 분비물을 관찰하고 직장수지검사를 통해 치루관의 위치를 확인합니다. 필요한 경우 항문 초음파나 MRI 같은 검사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2]
검사를 받는 시간은 제가 걱정했던 것보다 길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증상의 원인을 정확히 알게 되니 막연한 불안이 줄어들었습니다. 반복적인 항문 출혈은 다른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스스로 치질이라고 단정하지 않은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증상에 따른 치료 방법
치핵이 있다고 해서 모두 수술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증상이 비교적 가벼운 경우에는 식사 조절, 수분 섭취, 배변 습관 개선, 온수 좌욕, 약물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으로도 좋아지지 않거나 탈항과 출혈이 심한 경우에는 시술이나 치핵절제술을 고려하게 됩니다. [1]
치르는 염증으로 만들어진 통로의 위치와 깊이, 괄약근과의 관계를 확인한 뒤 치료 방법을 결정합니다. 일반적으로 치루관을 처리하는 수술이 필요하며 상태에 따라 치루 절개술이나 절제술, 세톤법 등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2]
제 경우에는 치핵과 치루를 함께 치료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전에는 수술 자체가 가장 두려웠지만 실제로는 수술 이후의 배변과 상처 관리가 더 신경 쓰였습니다. 수술이 끝나면 곧바로 모든 불편함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회복에는 예상보다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수술 후 좌욕과 거즈로 관리
수술 후 첫 배변을 앞두고는 통증과 출혈이 생길까 봐 긴장했습니다. 변이 단단해지지 않도록 물을 자주 마시고 식사도 조절했습니다. 배변할 때 억지로 힘을 주기보다 자연스럽게 기다리는 편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배변 후에는 의료진의 안내에 따라 미지근한 물로 좌욕했습니다. 좌욕은 항문 주변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수술 부위의 통증과 부종을 줄이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1][2] 다만 수술 방법과 상처 상태가 다르므로 횟수와 시간은 담당 의료진의 설명을 따르는 것이 안전합니다.
치루 수술 부위에서는 한동안 연한 노란색 분비물이 나왔습니다. 속옷에 묻지 않도록 작은 거즈를 가볍게 댔고 젖으면 새것으로 교체했습니다. 분비물의 양은 점차 줄었지만 상처가 아물었다는 말을 들은 뒤에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회복 후기를 찾아보았지만 수술 범위와 상처의 깊이가 모두 달라 단순히 날짜만 비교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이후에는 회복 기간만 세기보다 통증과 출혈이 줄어드는지, 분비물의 양과 냄새가 달라지는지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회복 중 소량의 출혈이나 분비물이 나타날 수 있지만 모든 증상을 정상적인 과정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출혈량이 갑자기 많아지거나 통증이 이전보다 심해지는 경우에는 수술받은 병원에 상태를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항문 주변이 갑자기 붓고 뜨거워지거나 발열과 오한이 동반되는 경우, 악취가 나는 분비물이 늘어나는 경우도 진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치루의 바깥쪽 구멍이 막히면 통증과 부종, 열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저도 작은 변화가 생길 때마다 인터넷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러나 비슷해 보이는 증상도 사람마다 원인이 다를 수 있었습니다. 혼자 판단하며 걱정하는 것보다 현재 상태를 의료진에게 설명하는 것이 불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치질 예방을 위해 바꾼 생활 습관
치료 후 가장 먼저 바꾼 것은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스마트폰을 보면서 변기에 오랫동안 앉아 있곤 했습니다. 지금은 변의가 있을 때 화장실에 가고 배변이 바로 되지 않으면 무리하게 힘을 주지 않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충분한 섬유질과 적당한 수분 섭취, 규칙적인 운동, 짧은 배변시간 유지가 치핵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1] 변비 관리에서도 변의를 참지 않고 변기에 10분 이상 오래 앉아 있지 않는 습관이 권장됩니다. [3]
채소와 과일, 잡곡 등 식이섬유가 들어 있는 음식을 챙겨 먹었고 오래 앉아 일할 때는 중간에 일어나 몸을 움직였습니다. 항문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도 필요했지만 물티슈나 비누로 지나치게 문지르지 않도록 주의했습니다.
치질을 겪은 뒤에는 작은 배변 습관이 항문 건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별한 관리법을 한 번 실천하는 것보다 변비와 설사를 줄이고 화장실에서 무리하지 않는 습관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치질을 겪고 달라진 생각
치질은 단순히 항문이 아픈 질환만은 아니었습니다. 출혈을 발견했을 때의 걱정, 배변할 때의 긴장, 수술 후 분비물과 거즈 관리, 회복이 늦어지는 것 같은 불안까지 일상생활에 여러 영향을 주었습니다.
직접 치료를 받아보니 가장 후회되는 일은 처음 증상이 나타났을 때 병원을 미뤘던 것이었습니다. 조금 민망하더라도 일찍 진료를 받았다면 원인을 모른 채 걱정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치질이 의심된다면 인터넷의 경험담만으로 자신의 상태를 판단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반복적인 출혈과 통증, 탈항, 분비물이 있다면 대장항문외과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치질은 숨겨야 할 질환이 아니라 제대로 확인하고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참고자료 및 출처
[1]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치핵」
치핵의 정의, 증상, 진단, 치료, 좌욕 및 생활 습관 관리 내용을 참고했습니다.
https://health.kdca.go.kr/healthinfo/biz/health/gnrlzHealthInfo/gnrlzHealthInfo/gnrlzHealthInfoView.do?cntnts_sn=5818
[2]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치루」
치루의 정의, 증상, 검사, 수술적 치료와 수술 후 생활 관리 내용을 참고했습니다.
[https://www.snuh.org/health/nMedInfo/nView.do?category=DIS&medid=AA000158](https://www.snuh.org/health/nMedInfo/nView.do?category=DIS&medid=AA000158)
[3]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변비」
식이섬유와 수분 섭취, 신체활동, 올바른 배변 습관에 관한 내용을 참고했습니다.
https://health.kdca.go.kr/healthinfo/biz/health/gnrlzHealthInfo/gnrlzHealthInfo/gnrlzHealthInfoView.do?cntnts_sn=5827
자료 확인일: 2026년 7월 13일
